이사후 일주일

2009. 6. 23. 16:00 from 매일매일/일상
이사온지 이제 일주일이 넘었다.

고작 일주일이었는데 베드민턴을 두번이나 치고 자전거가 타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이런저런 계획도 세우고..
말하자면 별것 없는지는 몰라도 내 마음은 하루에도 열두번씩 뒤집어져서 지난 일주일이 마치 한달은 된 듯하다.

이젠 버스타고 지하철 타는 것에도, 이 동네의 길에도 익숙해지고 공원도 찾고 정류장도 기억하고 근처 찜질방 위치도 알아냈다.

벌써 길을 지나다닐때 자주 듣던 노래가 기억나고, 떠오르는 일들이 생기고, 그런 일들로 웃게 되는걸 보면
새로운 곳에 처음 입히는 새로운 기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새로운 곳에 입히는 새로운 기억..사소한 일도 두근두근거리고 감동받고 무심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금요일 밤 같다.

지금 이 순간의 내 마음은 정말 아무도 모르겠지만..이런 기억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고 소중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Posted by pinkraha :
#1.
오늘은 금요일이라 큰맘먹고(?) "이제는 이웃동네" 원정 베드민턴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직 동네 지리를 다 파악하지 못한 나는 정류장에서 10분이나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으면서도 내가 기다리는 그 버스가 종점행이라는건 모르고 있었다. =_=;;
타서 앉자마자 뭔가의 불길한 느낌 엄습..그것은 바로 버스가 우리 집으로 도로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ㅠ_ㅠ

결국 정거장까지 걸어간 시간 10분+버스기다린 시간 10분+타고 간시간 대략 1분정도= 집에서 출발해 집으로 도로 온 시간..;;
버스기다리면서 노선표를 뚫어지게 봤는데도 그걸 몰랐다니..난 가끔 정말 모자랄때가 있다.

그런데 우리집은 거의 모든 교통수단의 종점근처라서 버스가 별로 없다. 휴 결국은 택시타고 택시비는 4600원.
그래도 택시타고 가면서 동네구경은 좀 했다...

#2.
아직도 방이 개판이다.
물건도 아직도 안샀다.

왠지 인터넷 하나 개통하고 나서 더 진도가 안나가는거 같다...;;

#3.
아 금요일 밤은 놀아야 하는데 이시간이 되면 잠이 몰려와서 혼자 책상 앞에서 심각하게 졸아제낀다.



Posted by pinkraha :

마지막 밤

2009. 6. 14. 22:27 from 매일매일/일상

오늘이 지금의 우리집으로써의 마지막 날이다.
내일이면 드디어 이사.
올해 초부터 계획했던 것이 미루고 미뤄져서 결국 내일이 되었다.

거의 20년 가까이 살았다 보니 별별 기억이 다 있어서 때로는 지겹고 때로는 짜증나고 때로는 그리운 그런 온갖 느낌이 뒤섞여 있는 집이었는데 역시 이사가려고 하니 아쉽다. 

지금 이 방에서 얼마나 울고 짜고 웃고 그랬는지..ㅋ

어제는 이사갈 집에 가서 청소했는데 지금 집에 비하면 넓고 좋지만 주변이 너무...너무....황량하다.ㅠㅠㅠㅠㅠ
아직 9호선도 들어오지 않아 출퇴근도 엄청나게 힘들어졌다..슬프다..정말 슬프다..ㅠㅠ

Posted by pinkraha :

이사탐방

2008. 11. 20. 22:10 from 매일매일/일상
오늘 연차를 내서 병원에 가고 곧 이사할 집에 들렸다.

병원은 생각만 해도 속이 안좋아진다. 조형술을 하기 위해서 이맛도 저맛도 아닌 끈적끈적한 하얀 것을
큰 컵으로 5컵을 원샷하고 뱃속이 가스로 부글부글해지는 가루약도 먹었다.-_-;
마시면서 계속 "이건 플레인 요구르트다. 플레인 요구르트다. 암 그렇고말고..으악;;" 이렇게 세뇌시켰지만
머리가 너무 컸는지 별로 효과는 없더라.
정말 속이 안좋아져서 눈물콧물 질질....(나올뻔..ㅋㅋ)

그러고 나서 이사할 집이 가까워서 잠시 구경하러 들렀다. 나는 처음 가봤다.
잔뜩 기대를 하고 갔는데 막상 보니 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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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미처 생각 못했기 때문에......;;; 집이 난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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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엔 자재가 널려있고~ 짱개 시켜먹은 젓가락과 굴러다니는 쓰레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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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 이렇게 크면 케익도 만들수 있겠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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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로 한강이 보인다더니 이렇게..ㅋㅋㅋ 고개를 뺴꼼 내밀어주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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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방에서 보면 또 이렇게 보임. 역시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주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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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실루엣은 아빠..ㅋㅋ

그래도 새집이 좋긴 좋더라.. 입주가 거의 안되서 좀 무섭긴 했지만.
엘리베이터는 온통 커튼집, 인테리어집, 구경하는집, 짱개집 광고판으로 도배되어있고 난리부르스였지만
보통 우리집이 아니라 친구네 집 놀러갔을 때 느껴지던 집의 느낌이랄까? ㅋ

이럴떄 보면 참 우리 아빠도 대단하다 싶다.
나 어렸을때 유치원다니고 초등학교때 가물가물한 기억에 손바닥만한 월세방에 살고있었는데..
그게 점점 작은 아파트가 되고 지금 사는 아파트가 되고 또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간다니.

개인적으로는 저 동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딱히 이사가고 싶진 않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 후에 아빠랑 강변북로 잘못 들어가서 한참 해매고 김포 넘어까지가서 배추 60포기를 실어 나르고
이중 30포기와 무(한개가 내 머리만함), 파 등등을 아파트 5층까지 실어 나르느라 죽을 뻔..
(4층만 올라오면 똥줄이 탄다.-_-;)
엄마 아빠가 나더러 깡다구가 있다나...정말 그런 소리 처음 들어본다.-_-;
연차까지 내고 집에서 낮잠좀 자보나 생각했는데 낮잠은 커녕 배추나르다가 오늘 운동도 쉰다. 크헉;;
Posted by pinkraha :
거의 이사가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아버지가 한 말씀 하셨다.




"지수야. 지금까지 집에 후져서 남자친구 있는데 못 데려온거면 이사 가면 얼마든지 데려와도 된다~"





아버지..................................으헝헝헝ㅠ_ㅠ/털썩




확실히 집이 너무 낡아(지저분해서?) 친구들을 못 부르긴 했었지만..하악;;
Posted by pinkraha :